애매모호한 질문

자신이 혹은 팀 내부에서 개발하지 않은 소스나 라이브러리를 사용할 때에는 문서를 잘 이해하는 것이 일차적으로 중요하지만 문서로서 모든 궁금증을 해소하기는 힘들다. 내가 본 일부 개발자들은 이러한 궁금증을 스스로 묵인해 버리거나 추측/가정을 통해 해소해버리는 경우를 종종 본다. 예를 들어, 디폴트 값이 제공되는 경우 그 값의 의미를 알아내기 보다는 그렇게 제공되어 있으니 그대로 쓴다는 자세로 일관하는 경우가 있다. 그 값이 각 도메인 마다 다르게 쓰일 수도 있고, 기기의 성능에 따라 변화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사내 타 팀으로 부터 제공 받은 라이브러리는 사내 채팅이나 메일로 쉽게 문의가 가능하다. 대부분 담당 팀에서는 그러한 문의가 왔을 때 적극적으로 답변해주고 알려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 개발자들은 물어보는 것에 꽤나 어려움을 느낀다.

한번은 우리 팀원에게 어떤 라이브러리의 기능에 대해 문의해 보라고 한 적이 있다. 그러다 한참 뒤에 채팅창에 질문을 올렸는데, 복잡하고 애매한 말로 뒤덮여 있었다. 내가 기대했던 질문은 “그 API의 사용법을 모르겠습니다. 샘플 코드를 얻을 수 있을까요?” 였지만, 실제로 물어본 질문은 대략 “게임 초기화시에 API를 호출하여… 콜백을 등록하고… 대시보드상에 상태를 봤는데, off였고… 이것 확인 가능하실까요?”

라이브러리 담당 부서는 뭐라고 했을까. 당연히 “넵. 한번 확인해보겠습니다.” 라고 했다. API 사용법을 알아내야 하고, 샘플 코드를 얻어야 하는데, 상대방 시스템 확인하라고 시킨 꼴이다.

아마도 이러한 일이 벌어지는 이유는 모르는 것이 본인의 책임인 것 같이 느껴지기 때문이거나 본인의 질문이 어설퍼 보인다면 자신이나 팀의 이미지를 깎아 버릴 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 일 수도 있다.

그 배경이 뭐든 간에 정확한 질문을 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은 중요하다. 모르는 것을 끝까지 알아내는 과정을 겪으면 분명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 그리고, 그러한 자신감은 평소 지식에 대한 관심에서 나온다. 기술 주변에 항상 머무르는 개발자는 자신감이 넘치며 질문은 논리적이고 거침이 없다. 이제부터라도 질문의 정확도를 한번 높여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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