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역] 아이디어를 글로 옮기는 것

원문: Paul Graham, Putting Ideas into Words, http://paulgraham.com/words.html
번역: lunchballer


어떤 주제에 대해 글을 쓴다고 해보자.  그 주제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하더라도 글을 쓰다 보면 생각만큼 잘 알고 있지 못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아이디어를 단어로 옮긴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첫 단어를 잘 선택하여 쓰기를 시작하더라도 대게 잘못 쓴 경우가 많고, 여러 번 반복하며 문장을 다시 써야만 옳은 글을 쓸 수 있다.  그리고 그 아이디어는 정확하지 않을 뿐 아니라 완벽하지도 않을 것이다.  글을 모두 쓰고 나면 반 정도의 아이디어는 글을 쓰는 도중에 생각난 것들일 것이 분명하다.  그것이 내가 글을 쓰는 이유이다.  

글 쓰기를 마친 후에 이 글은 예전부터 생각 했었던 것이라고 여길 수 있다.  아이디어들을 잘 표현한 것이라고.  그러나 이는 사실이 아니다.  아이디어를 단어로 옮기는 것은 변화를 만든다. 아이디어 뿐만 아니라 고쳐야 될 것이나 버려야 될 것들도 생기게 된다. 

구체적인 단어와 정확한 글 쓰기가 필요하다는 것만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진짜 테스트는 쓰여진 글을 읽어 보는 것이다.  이때 글에 대해 선 지식이 없는 보통 사람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서 글을 읽을 때, 틀린 것은 없는지 마무리가 잘 됐는지 봐야 한다.  만약 좀 더 노력해 볼 수 있다면 완전히 새로운 사람 입장에서 글을 읽어 보자.  하지만 보통 그 결과는 안 좋을 것이다.  나는 글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기 전에 많은 과정을 거친다.  그 사람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물어 볼 수 있다.  만약 어떤 것이 언급되지 않은 것으로 인해 만족하지 못한다고 한다면, 그것을 추가하고 변경해라.  그 과정에서 몇몇 멋진 문장이 사라질 수 있지만 그런 것을 순순히 받아 들일 필요가 있다.  글은 여전히 일정 수준이 유지하고 있을 것이며 다른 사람들을 만족 시킬 것이다.

이 글에 대해 그렇게 논란이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이 이야기는 누구나 글을 쓰려고 노력해 본 사람이라면 알 수 있는 것이다.  어떤 이들은 완벽한 생각을 가지고 그대로 글로 표현할 수 있을 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결코 그렇게 하는 사람을 본 적이 없다.  만약 내가 그렇게 할 수 있다고 말하는 사람을 만났더라면, 그것은 그 사람의 능력이라기 보다 차라리 그 사람의 한계라는 증거일 것이다.  영화에서도 이런 표현 방식이 있다.  어떤 사람이 어떤 어려운 일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고 그 차후의 계획에 대해서도 물어본다면 그는 그의 머리를 두드리며 “모든 것은 여기에 달려있다”라고 말한다.  영화를 보는 모든 이는 이 의미를 안다.  기껏해야 그 계획이라는 것은 애매하고 불완전하다.  대게는 발견되지 않았던 오류들로 인해 모든 계획이 무용지물이 된다.  기껏해야 계획을 위한 계획일 뿐이다.

정확히 정의된 도메인 하에서는 우리 머리로 완벽한 아이디어를 형성하는 것은 가능하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그들의 머리로 체스를 둘 수 있다.  그리고 수학자 역시 머리로 일정량의 수학을 할 수 있다.  비록 그 수식들이 써내려 가지 전까지는 그런 방식을 확신하지는 않을 것 같긴 하다.  그러나 이것은 구조, 범위 등이 명확히 규정되어 있는 언어로 표현할 수 있는 아이디어라면 가능하다.  아마도 그런 사람들은 머리에서 아이디어를 단어로 만들 것이다.  나도 어느 정도까지는 머리에서 에세이를 쓸 수 있다.  가끔은 걷거나 침대에 누워서 한 문단을 생각하고 그 문단이 마지막 버전까지 살아 남기도 한다.  그러나 실제로 나는 글을 쓰는 동안 이러한 행동을 한다.  손가락은 움직이지 않은 체 정신적으로 쓰기를 한다.

어떤 것에 대해 쓰기를 하지 않더라도 잘 알 수 있다.  당신이 알고 있는 것을 설명하려고 노력함으로써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것을 알 수 있을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적어도 내가 잘 아는 두 가지 주제, Lisp와 스타트업, 에 대해 글을 써왔다.  그리고 그 주제에 대한 글을 쓰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  내가 그 주제에 대해 설명하면서 의식적으로 깨닫지 못한 것들도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내 경험이 이례적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지식의 큰 부분은 무의식에서 나오고, 전문가들은 초보자에 비해 높은 비율로 무의식적 지식을 가지고 있다.

글 쓰기가 모든 아이디어를 탐색하는데 최고의 방법이라는 말은 아니다.  만약 건축에 대한 아이디어가 있다면, 아마 최고의 방법은 실제로 빌딩을 세워보는 것이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다른 여러가지 방법으로 아이디어를 탐색해 볼 수 있지만, 여전히 글 쓰기를 통해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디어를 단어로 옮기는 것은 반드시 글 쓰기를 의미할 필요는 없다.  오래된 방식으로 즉 말하기로도 할 수 있다.  그러나 경험상 글 쓰기는 더 엄격한 테스트가 된다.  글은 가장 효과적인 단어들로 연결 지어야 한다.  어떤 의미를 설명하기 위해 엄청난 말을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대화에서 중요하게 이야기 하는 방식으로 집중할 수 있다.  나는 종종 에세이쓰는 데 2주를 보내고 그 초안을 50번은 읽는다.  만약 대화에서 이렇게 한다면 어떤 정신병이 있다는 증거일 것이다.  물론 게으르다면, 글 쓰기와 말하는 것은 똑같이 불필요하다.  그러나 스스로를 옳게 만들고 싶다면, 글 쓰기는 가파른 언덕을 오르는 일이 될 것이다.

내가 이 이슈에 대해 길게 설명하는 이유는 글 쓰기는 사람들이 놀랄만한 것들을 찾을 수 있도록 이끌기 때문이다.  만약 아이디어를 글로 쓰는 것이 어떤 주제를 더 정확하고 완벽하게 만들 수 있다면, 글을 써 보지 않는 사람은 그 주제에 대해 정확한 아이디어를 가지지 못하다고 말 할 수 있다. 그리고 한번도 글을 써보지 않은 사람은 어느 주제이던 간에 정확한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 못할 것이다.

특히 그들이 자신의 생각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는 습관이 없다면, 그들은 아이디어를 잘 아는 것 처럼 느낄 수 있다.  아이디어는 완벽하다고 느낄 수 있다.  그러나 아이디어를 단어로 옮길 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아이디어를 글로 쓰는 테스트를 해보지 않는다면 정확한 아이디어를 가지지도 못할 뿐 아니라 결코 전체를 이해하지도 못할 것이다.

아이디어를 글로 쓰는 것이 항상 옳다 맞다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그것과는 관계가 없다.  다만 충분 조건은 아니지만 필요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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