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에 따라 게임성이 다르다면
예전부터 플랫폼 종류나 성능에 관계없이 유저가 느끼는 게임성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해왔고 지금도 그렇다. 당연하겠지만, PC에서 하는 A라는 게임과 플레이스테이션에서의 A라는 게임은 유저에게 동일한 경험과 느낌을 주어야 할 것이다. 다만, 플랫폼의 성능에 따라 그 게임의 그래픽 적인 요소는 줄어들 수 있다. 폴리곤 개수가 줄거나, 멀찌감치 있던 배경물들이 좀 사라지거나 말이다.
하지만 10명 나오던 적을 5명으로 줄이진 않는다. 즉, 난이도에 영향을 끼치는 요소들은 모든 플랫폼에 걸쳐서 동일하게 유지해야 한다. 예를 들어, PC에서 나오는 최종 보스는 쉽지만, 플레이스테이션의 최종 보스는 어렵다면 플레이스테이션의 유저와 PC로 하는 유저가 나뉘거나 일관성이 없어 유저에게 선택 받지 못한 게임이 될 수 있다. PC와 스마트폰 사이에 PVP 대결하는 게임의 경우에도 화면 뷰의 비율을 동일하게 유지하여, 한쪽이 더 넓게 보이거나 유리한 상황을 만들지 않게 해야 한다.
피, 땀, 픽셀(제이슨 슈라이어 저) 책에 보면 디아블로3의 콘솔 개발 과정에 대한 글이 눈길을 끈다. 디아블로3는 콘솔 버전에 구르기 회피 기능이 있는데, 이는 콘솔 출시 당시 PC에는 없던 기능이었다. 책에서도 콘솔을 맡은 디렉터가 구르기 기능을 넣어야 하는 당위성을 설명하기 위해 사내에서 굉장한 노력을 했다고 하는데, 결과적으로 콘솔에만 구르기가 추가되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다. 이동 속도라는 스탯이 있기 때문에 구르기 기능은 자칫 이동 속도 스탯의 무용함을 가져올 수 있었지만, 그것들을 넘어서 콘솔에서 만큼은 구르기가 반드시 필요했던 모양이다. 디아블로라는 세계적인 IP를 대상으로 콘솔에만 크리티컬할 지도 모르는 기능을 추가한다라는 것은 나로선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꼭 구르기 기능 때문은 아니겠지만 유저 평가 또한 콘솔이 대체로 높다.
플랫폼 사이에 좀 게임성이 다르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해보게 된다. 키보드와 마우스로 하는 느낌과 콘솔 패드를 잡고 하는 느낌이 다른데 게임도 환경에 맞춰 좀 다르면 어떨까. 유저 입장에서는 새로운 경험으로 더 즐거울 수도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