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투 원(Zero to One)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스타트업을 준비하거나 그 과정과 기본 자세를 알고 싶은 이라면 누구나 읽으면 도움이 될 만한 책인 것 같다. 피터 틸 작가는 페이팔의 창업자이자 현재 투자자로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고, 유튜브에서도 적지 않게 그의 강연을 찾을 수 있다. 책의 처음부터 끝까지 내용은 충실하고 스킵해도 될만한 내용은 없다. 일반적인 상식이나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들이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을 논리적으로 그리고 사실에 기초하여 설명해주고 있다. 나는 처음에 책을 접하고 모두 읽은 후에 얼마 지나서 다시 책을 읽게 되었는데, 두 번째 읽을 때는 다시 한번 그 내용을 상기해 줌으로서 나의 고정된 관념을 다시 바로잡아 주는 계기가 되었다. 그만큼 오랜 세월 머리 속에 고정되어 있는 생각이 한번의 읽음으로 바로 바뀌지 않는 다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 글은 추천의 글이기도 하고 나를 위한 리마인더이기도 하다.
독점 기업이라는 필요성과 목표가 자칫 독점이라는 안 좋은 느낌의 단어로 인해 오해 받을 수 있는데, 여기서 독점은 해당 기술과 제품을 복제하기 어려울 만큼 독창적이고 독자적인 기술력에 대한 의미이고, 그것이야 말고 기업이 발전해 나아갈 수 있는 방향이라고 책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그리고 그 기술력은 기존에 지배 또는 경쟁하고 있는 기술의 10배의 가치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시장에서 존재하는 기술의 10-20%의 기술 향상은 혁신이 아니고 개선에 가깝기 때문에 독점이 되지 못하고, 적어도 10배의 기술력을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사업을 시작할 때 일반적으로 시장이 큰 곳에 진입하여 작은 파이라도 얻기 위해 경쟁 속에 뛰어들기 마련이다. 작가는 이러한 경향을 이윤이 0이 되기 위한 길이라고 이야기 한다. 경쟁은 항상 이윤이 적어지게 만들고, 신생 기업이 큰 시장에 진입하여 그 파이를 넓이는 과정은 이윤을 만들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틈새 시장에서 점유하고 그 시장을 넓히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회사는 소유권과 점유권, 통제권이 있는데, 이를 잘 구분하는 게 필요하다. 아는 지인의 경우 회사의 일부를 소유하고 있는 사람이 실제로 점유하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운영하는 사람들의 몫을 주기적으로 나누어 가지면서 그 회사 구성원들이 불만을 토로하는 문제가 있는데, 이는 작가가 말하는 소유권과 점유권이 제대로 분리가 되지 않아 발생하는 문제인 것으로 보인다. 회사를 세우고 운영하는 데 급급하다보면 위와 같은 경우가 적지 않게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공개 기업이 아닐 경우, 이사회는 최소한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작가는 조언한다. 최적의 인원은 3명이라고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5명 이상이 되면 회사 운영이 원할 하지 않을 수 있다고 한다. 아마도 사공이 많으면 배가 산으로 간다는 의미가 아닐까.
조금 논란이 될 수도 있지만 회사에 참여할 인원은 풀타임으로 전업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요즘 유행하고 있는 원격 근무도 피해야 할 일이고, 같은 날 같은 장소에서 함께 해야 생각을 공유하고 그 생각의 차이를 줄일 수 있다고 한다. 요즘 스타트업도 원격 근무를 많이 채택하고 있는 추세이긴 하지만 일분 일초가 급박한 신생 기업이 원격 근무를 기반으로 하기엔 무리가 있어 보인다. 빠른 의사 결정과 커뮤니케이션은 스타트업의 강점인 데 원격 근무는 그 부분을 약화 시킬 수 있다.
작가는 일을 맡길 때 한 명당 한 가지의 일을 맡겼다고 한다. 평가를 하기에 이보다 더 좋은 방법은 없다고 하는 데 동의하지 않을 수 없다. 다만 그 일이 잘 되지 못했을 때 그 피해를 고스란히 기업이 진다고 하면 그 영향도 적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좋은 인력을 구분하는 데는 그만한 것도 없다. 나도 항상 평가에 대해서 어떤 것이 이상적인 것 인가에 대해 고민이 많은 데 한 명에 대해 전적인 책임을 다하게 하는 것은 나쁘지 않는 방법인 것 같다.
마지막으로 기업이 반드시 답해야 할 질문이 있는데 이는 곱씹어서 기억해야 할 것 같다. 기술, 시기, 독점, 사람, 유통, 존속성, 숨겨진 비밀이 그것이다. 각 주제에 대한 자세한 질문은 책에 있으니 꼭 읽고 자문해 볼 필요가 있다.
구체적인 사례와 사실에 근거한 조언들은 그 본질을 아는 데에 많은 도움이 된다. 0에서 1이 되는 과정은 하루 아침에 일어나는 일은 아닐 것이고, 이 책은 그 과정에 대해 명확하고 분명하게 설명한다.